목차
- 왜 우리는 옷을 이렇게 빨리 버릴까
- 짧은 수명, 니트의 구조적 한계
- 오래 입을수록 지구는 가벼워집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새로운 옷을 삽니다. 매장에서 산 옷이 몇 달 후 옷장 깊숙이 사라지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유행이 바뀌거나, 소재가 상하거나, 입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패션은 소비를 이끌지만 동시에 폐기를 부릅니다. 우리는 과연 이 소비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왜 우리는 옷을 이렇게 빨리 버릴까
지구에는 1년에 1000억 벌의 옷이 만들어집니다. 그중 상당수는 입지도 않은 채 버려집니다. 패션업계는 과잉 공급을 유지합니다. 생산량이 줄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남는 재고는 할인보다 폐기가 낫다는 판단 아래, 종종 그대로 소각됩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은 많아졌습니다. 재생 섬유, 물 없는 염색, 생분해 플라스틱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옷 자체가 쓰레기가 되는 속도를 늦추지는 못했습니다. 페트병에서 뽑은 재생 폴리에스터는 원단이 된 순간 순환이 끊깁니다. 그 옷은 다시 페트병이 될 수 없습니다.
버려지는 옷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명을 다했거나,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기능이 남아 있어도 입지 않으면 폐기 대상입니다. 결국 패션이란 취향의 문제이고, 유행은 쉽게 변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지속가능한 소비는 ‘적게 사고 오래 쓰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옷의 기대 수명이 늘어나야 합니다. 1년을 입고 버릴 옷 대신 10년을 입을 수 있는 옷이 주목받습니다. 수명이 늘어나면 쓰레기와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환경정책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짧은 수명, 니트의 구조적 한계
니트는 유연하고 편안합니다. 팬데믹 이후 니트류는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내구성입니다. 니트는 본질적으로 마찰과 충격에 약합니다. 실 한 가닥만 끊어져도 전체 형태가 망가집니다. 직물보다 약한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편직기는 제직기보다 약한 텐션으로 작동합니다. 실에 주는 긴장감이 적기 때문에, 원사 자체도 강하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같은 실이라도 니트용 원사는 더 쉽게 마모됩니다. 특히 스타킹이나 얇은 니트웨어는 수명이 극도로 짧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킹은 수명이 일주일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데님 소재는 몇 년을 입어도 형태가 유지됩니다. 단단한 실과 촘촘한 직조 덕분입니다. 어느 쪽이 더 지속가능한 옷인지는 명확합니다.
지금까지는 수명이 짧은 제품이 경제를 움직였습니다. 일찍 고장 나면 다시 사야 하고, 소비는 순환됩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수명을 일부러 줄이는 전략, 이른바 ‘계획된 진부화’는 이제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래 입을수록 지구는 가벼워집니다
옷의 수명이 길어지면 자원 사용량이 줄어듭니다. 원단 생산, 염색, 가공, 운송에 드는 에너지도 줄어듭니다. 의류 쓰레기도 줄고, 하천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도 감소합니다. 결국 수명을 늘리는 것이 재활용보다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 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니트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유연성은 매력적이지만 내구성은 약합니다. 단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소재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의 한 회사는 새로운 방식의 니트 원사를 개발했습니다. 꼬지 않은 실, 무연 방적 기법을 사용해 니트웨어의 수명을 9배 늘렸다고 합니다. 기존의 방적사보다 강도와 내마모성이 높습니다. 새로운 니트는 더 이상 약하지 않습니다.
이제 니트도 오래 입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의류는 튼튼해야 합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소재가 아니라, 오랫동안 견디는 옷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소비자에게 요구될 새로운 의무입니다.
긴 수명의 옷은 단지 튼튼한 옷이 아닙니다. 자원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이며, 탄소 배출을 막는 옷입니다. 미래의 니트는 유행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로 거듭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