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태양, 생명의 연료 창고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밥을 먹고, 소는 풀을 뜯습니다. 이 에너지의 최종 출발지는 태양입니다. 태양은 매초 거대한 핵융합 반응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지구까지 도달한 이 빛은 식물에게 흡수되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킵니다.
광합성, 자연의 에너지 공장
36억 년 전,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경이로운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을 결합해 포도당을 만듭니다. 포도당은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의 주요 연료입니다.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진 이 단순한 분자는 지구 생명체의 근간입니다.
포도당의 변신
포도당은 곧바로 사용되거나, 오랫동안 저장되기 위해 전분이나 셀룰로오스로 변합니다. 전분은 부드러워 쉽게 소화되지만, 셀룰로오스는 단단해 소화가 어렵습니다. 식물은 이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몸을 지탱하고 자신을 방어합니다.
식물이 만든 고분자의 마법
셀룰로오스란 무엇인가
셀룰로오스는 수천 개의 포도당 분자가 일렬로 연결된 고분자입니다. 면섬유의 99%가 바로 이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면은 단순한 천이 아니라, 태양 에너지를 고스란히 품은 통조림 같은 존재입니다.
셀룰로오스의 구조적 특징
셀룰로오스는 결정영역과 비결정영역이 섞여 있습니다. 결정영역이 많으면 강도가 높고 잘 구겨지지 않습니다. 면은 비결정영역이 많아 구김이 쉽게 생깁니다. 이와 달리 폴리에스터는 결정영역이 많아 주름이 덜 생깁니다.
마 섬유의 특성
마는 셀룰로오스 외에도 펙틴이 함께 중합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면보다 두 배 강하지만, 비결정영역이 더 많아 쉽게 구겨집니다. 또한 열전도율이 높아 여름철 소재로 인기가 많습니다.
섬유 혁명의 시작, 자연을 모방하다
나무에서 섬유를 꿈꾸다
나무는 셀룰로오스를 주성분으로 하지만, 강도를 위해 리그닌이 섞여 있습니다. 리그닌이 없는 순수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낸 것이 바로 종이입니다. 이를 다시 녹여 섬유로 만들려는 시도가 시작됩니다.
비스코스 레이온의 탄생
19세기 말, 영국 Courtaulds사는 나무 펄프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셀룰로오스를 용액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용액을 실처럼 뽑아낸 것이 비스코스 레이온입니다. 천연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했지만, 결정구조가 적어 강도가 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큐프라 암모늄레이온
목화 잔털을 구리 암모니아 용액에 녹여 만든 섬유도 등장했습니다. 이는 '벰베르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최초의 레이온으로 기록됩니다.
셀룰로오스의 확장, 레이온과 모달
레이온의 진화
비스코스 레이온은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를 개선한 것이 오스트리아 Lenzing사의 모달입니다. 모달은 습윤 강도가 개선되어 세탁에 강하고, 촉감 또한 뛰어납니다.
텐셀의 등장
모달도 여전히 일부 공해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섬유가 텐셀입니다. 텐셀은 친환경 공정으로 제조되며, 물 사용량도 적어 지속 가능한 섬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세테이트와 비스코스의 차이
비스코스와 아세테이트는 제조 방법이 다릅니다. 아세테이트는 초산화 반응을 통해 셀룰로오스 성질을 잃어버립니다. 때문에 아세테이트는 비스코스보다 연소 시 검은 연기를 냅니다.
합성섬유의 탄생과 진화
나일론, 인공 단백질
1935년, 캐로더스는 두 종류의 화합물을 중합해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만들었습니다. 나일론은 단백질과 유사한 아미드 결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소를 포함해 차가운 촉감을 주며, 견고성과 신축성이 뛰어납니다.
폴리에스터의 혁신
폴리에스터는 에틸렌 글리콜과 테레프탈산을 중합해 만들어집니다.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유산업의 65%를 차지합니다. 흡습성은 낮지만, 내구성과 염색성이 뛰어납니다.
아크릴, 인공 울
아크릴 섬유는 울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시안화비닐을 원료로 하며, 동물성 섬유와 유사한 질감을 가집니다. 주로 스테이플 섬유 형태로 생산되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