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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 99%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by 텍스타일 2025. 3. 25.

내 몸속 99%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체중계 위에 올라선 순간 보이는 숫자, 82kg. 그 무게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인간의 몸은 무수한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원자는 더 작은 세계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무게 대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그 보이지 않는 ‘실체’는 무엇일까요?

 

목차

 

물질의 근원, 쿼크와 전자의 세계

 

인체를 포함한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자는 중심에 위치한 원자핵과 그 주변을 도는 전자로 구성되며, 원자핵은 중성자와 양성자로 나뉩니다. 여기서부터는 더 깊은 세계가 펼쳐집니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다시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쿼크는 여섯 가지 종류로 구분되지만, 인간의 몸을 이루는 데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업 쿼크'와 '다운 쿼크' 단 두 종류뿐입니다. 이에 따라, 인간의 몸은 전자와 두 종류의 쿼크만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놀라운 과학적 진실입니다.

 

전자 하나의 질량은 약 9.11×10⁻³¹kg이고, 쿼크 하나의 평균 질량은 약 4×10⁻³⁰kg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체에는 약 8×10²⁷개의 원자가 존재하는데, 이들을 전자와 쿼크의 무게로 환산하면 총 질량은 약 800g입니다. 전체 체중이 80kg라면, 나머지 99% 이상은 입자의 정지 질량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내 몸무게의 대부분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가 체중으로 느끼는 대부분은 실제 입자의 질량이 아닌 ‘운동 에너지’에서 나옵니다. 입자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내부에서 항상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운동 자체가 에너지이며, 에너지는 질량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전자는 초당 약 500km의 속도로 원자 내를 이동합니다. 이는 비행기보다 수천 배 빠른 속도지만, 광속인 초당 30만 km와 비교하면 여전히 느린 편입니다. 반면 쿼크는 양성자와 중성자 내부에서 광속의 약 99.99%에 해당하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입니다.

 

이 운동은 단순한 진동이 아니라, 상대성 이론에서 말하는 질량 증강 현상을 유발합니다. 쿼크는 정지 질량이 거의 없지만, 움직임으로 인해 ‘질량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무게의 실체를 설명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결국 우리가 체중으로 인식하는 80kg 중 실제 입자 질량은 고작 1%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고속으로 움직이는 쿼크들의 에너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즉, 인간의 몸은 입자보다 에너지로 더 설명되는 존재입니다.

 

빛의 속도와 질량의 신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는 절대 광속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그 물체의 질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은 쿼크와 같은 미세 입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쿼크는 광속에 가깝게 움직일 수는 있지만, 절대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높은 속도는 질량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생겨나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운동 에너지가 곧 질량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갖고 있는 ‘무게’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바꾸어 놓습니다. 실제 무게는 눈에 보이는 ‘물질’이 아니라, 그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요.

 

입자가속기에서 발견된 진실

이러한 물리학적 개념은 이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한 거대한 실험을 진행해왔습니다. 스위스에 위치한 CERN의 ‘대형 강입자 가속기(LHC)’는 그런 시도 중 하나입니다.

 

LHC는 양성자를 거의 광속으로 가속시키는 장치로, 그 속도는 광속의 99.9991%에 달합니다. 이때 양성자의 질량은 약 7000배로 증가하게 됩니다. 정지 상태에서의 질량이 아닌, 운동 상태에서의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뀌는 극적인 예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 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가 한 도시 전체의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다는 사실입니다. 단 하나의 입자를 빠르게 움직이는 데 이토록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운동 에너지가 곧 질량이라는 물리 법칙을 실제로 증명해주는 셈입니다.

 

에너지의 본질, 쿼크의 춤

결국 인간의 몸무게는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의 표현입니다. 전자, 쿼크처럼 작고 가벼운 입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바로 우리 몸의 질량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우주적 에너지의 순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은 매초 수백만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하며, 그 차이만큼의 질량을 에너지로 방출합니다. 이는 태양의 빛, 즉 우리가 지구에서 느끼는 온기와 직결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도 보이지 않는 쿼크의 춤으로 인해 그 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쿼크는 마치 우주 속에서 끝없이 회전하는 작은 행성들처럼, 자신의 궤도를 돌며 존재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무게는 고정된 물질이 아니라, 움직임과 에너지의 결과입니다. 쿼크의 춤은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리듬이며, 질량의 본질을 설명하는 우주의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