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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바꾼 건 수영복이 아닙니다

by 텍스타일 2025. 5. 4.

기록을 바꾼 건 수영복이 아닙니다

 

목차

  1. 수영복이 빠르다고 믿는 사람들
  2. 유사과학이 만든 환상
  3. 결정적인 차이는 표면입니다

한 무명의 선수가 수영 황제를 꺾었습니다. 모두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기력은 단시간에 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인을 장비에서 찾았습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수영복이었습니다. 그 수영복이 정말 선수의 기록을 바꾼 것일까요?

 

수영복이 빠르다고 믿는 사람들

2009년 수영계는 새로운 충격을 맞이했습니다. ‘X-Glide’라는 이름의 수영복이 등장했습니다. 티타늄 코팅, 부력 향상, 근육 압축, 생체역학 기반 설계 등 다양한 설명이 쏟아졌습니다. 수영복 하나가 과학의 결정체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문이 많습니다. 수영복에 티타늄을 넣어 체온을 안정시킨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체온은 자체 조절됩니다.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티타늄이 체온을 낮추거나 올리는 것은 실제로는 무의미합니다.

 

공기를 가두어 부력을 높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피부에 밀착된 수영복 안에 공기층이 형성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부력이 높아지는 것이 수영 기록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실제로는 몸이 더 깊이 잠겨야 물의 저항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근육을 압축해 진동을 줄이고 피로를 낮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육 진동이 피로의 직접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안마기처럼 진동을 주어 피로를 푸는 방식이 더 일반적입니다. 혈류 개선이나 젖산 축적 억제에 대한 설명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유사과학이 만든 환상

 

이러한 주장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생체역학, 하이드로 스텔스, 후프 컴프레서 같은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합니다. 듣는 사람은 과학적일 것이라 믿게 됩니다. 하지만 실체는 없습니다. 효과가 입증된 연구도 없고, 실험 결과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후프 컴프레서라는 기능은 수영 중 신체 안정성을 높인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수영하는 도중 안정성을 상실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실제 경기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없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정확한 설명보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장치입니다. 전문 용어를 나열하면 사람들은 설득당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은 명확한 실험과 수치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유사과학은 화려한 언어로 감각을 자극하지만 본질을 흐립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표면입니다

논란이 된 수영복은 기존의 직물과 달랐습니다. 실로 짠 텍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평평한 필름 형태의 폴리우레탄 막이었습니다.

 

이 막은 실 사이 틈이 없고 매우 매끄럽습니다. 물과의 마찰을 줄이기에 이상적입니다.

 

즉, 차이를 만든 건 첨단 기술이 아닌 표면입니다. 구조가 단순해지자 저항이 줄었습니다. 복잡한 과학이 아니라 단순한 재질 변화였습니다. 결국 세계수영연맹은 해당 수영복을 금지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영복은 텍스타일, 즉 실로 만든 원단이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결국 기록의 비밀은 소재가 아니라 형태에 있었습니다. 표면적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성능을 결정했습니다.

 

혁신은 단어가 아니라 구조에서 나옵니다. 수많은 기술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간결한 진실이었습니다.